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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나의 실수

오미자와인㋑ 2011. 7. 29. 21:04

좌충우돌’ 해외박람회 참가와 첫 수출의 감격


박종상 대표 오미자와인(주)

문경오미자밸리영농조합법인 이사

‘수출은 해본 적도 없는 내가 첫 박람회 참가부터 좌충우돌하여 첫 수출로 이어진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지난 3월 1일부터 5일까지 상하이 푸동 국제전시관(2011 중국화동수출입상품교역회, East China Fair(ECF)2011 Shanghai)에서 문경오미자밸리에서 생산한 오미자청을 전시 판매하던 중에 발생한 일이다.
전시를 위해 하루 전에 도착해보니 도착한 전시품 중 파손된 기기가 있었다. 스텝에게 얘기를 하니 보험에 가입되어 처리를 받았다. 나머지 전시품을 디스플레이 하고 철수했다. 같이 박람회에 참가한 회원사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풀었다.
그런데 다음날 전시장에 도착하여보니 전시 품목 상당수가 없어져 있었다. 담당자와 중국보안 담당자에게 이야기는 하였으나 끝내 아무런 응답도 들을 수 없었다. 나의 첫 박람회는 이렇게 전시품 부족으로 시작되었다.
전시품이 부족해서 나중엔 행사량을 조절할 수 밖에 없었다. 이번 행사는 전시와 판매가 가능한 전시회였다. 시식을 진행하며 판매하다보니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나중엔 판매를 중단하고 예약을 받았다. 행사는 토요일까진데 상품이 없으면 홍보가 안돼 금요일까지 주문을 받고 토요일 오전에 순서대로 소진시켰다.
처음하는 해외 전시치고는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문제점이 많은 아쉬운 전시가 되었다. 박람회에 대한 철저한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한 것이 문제가 됐다.
먼저 상품의 특성과 해외 수출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준비해야 되는데도 상품성, 시장성, 물품공급의 애로점, 수출의 문제점, 판매망 방식, 수출 방식 등을 점검하지 못하고 떠났으니...
하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하여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이런 것 정도는 준비하고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각 나라에 전시회를 나갈 때 그 나라 기준으로 이 상품이 수출을 하는데 있어서 걸림돌이 없는가? 전시하고자 하는 상품의 조사를 통하여 시장성과 판매가능성, 유사제품, 특허 등 시장여건을 파악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전시품 부족이란 돌발상황도 철저한 준비로 전시품을 좀 더 준비하면 해결됐을 문제였다.
준비 하지 않고 시작한 박람회지만 나름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시장개척 노력 덕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부스를 방문한 모든 고객들한테 성의껏 음료를 대접하고 명함을 요청했다. 명함이 없는 분들한테는 메일주소를 달라고하거나 메모를 했다. 그리곤 저녁에 숙소에 돌아와 방문했던 모든 분들게 메일을 다 보냈다.
“오늘 저희 부스를 관심 갖고 찾아 주어서 감사 합니다”라고 성의를 보였다. 이렇게 메일을 보냈더니 몇몇 분께서 총판을 맺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렇지 않는 분들도 맛에 대한 평가를 적어서 보내 주셨다.
행사기간 동안엔 또한 설문지를 준비하여 상표와 디자인, 맛, 인지도 등을 설문지로 반응을 살폈다. 고객들은 성의껏 답변해줬다. 특별히 관심있어 하는 분들은 호텔로 초청해서 다시 한번 상품에 대해 설명과 조건 등을 설명했다.
호텔로 오신 분 가운데는 전혀 다른 아이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었다. 어렵게 호텔까지 방문해서 한국 상품을 찾는데 내가 취급하지 않는다고 매정하게 모른척 할 순 없었다. 그래서 한국의 화장품 업체를 인터넷에서 뒤져 여러 업체를 찾아내어 그 바이어에게 알려줬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업체는 해당사항이 없었지만 한번 맺은 인연을 그냥 모른체 할 수 없어 지금도 관련 정보를 보내주고 있다.
많은 상담 중에 특별히 고민되는 점은 총판 계약을 누구와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점이었다. 상담을 해서 상품성과 시장성을 설명하니 총판을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그러나 막상 첫 박람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나니 서로의 신뢰도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총판을 준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앞서 망설여졌다. 한국에 가서 연락을 드리기로 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문제가 잘 안풀렸다. 수출이나 수입은 상호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데 이 길을 어떻게 열어가야 하는가? 역으로 생각해봤다.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돈을 먼저 받으면 문제 될게 없고, 수입하는 입장에서는 돈을 보냈는데 상품이 오지않으면 어떻게하나 하는 상반된 생각을 해봤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니 답이 보였다. “그래 맞다. 나의 진심과 믿음 신뢰를 줄 수 있는 것은 ‘만남’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상대방을 알기 위해서도 ‘만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급 중국어 실력의 나는 겁 없이 비행기를 타고 상해로 샘플을 들고 갔다. 통역과 바디 랭귀지를 통해 성심껏 상품을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겪고 나니 비로소 상대방으로부터 “난 당신을 믿습니다” 이렇게 시작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 다시 돌아와서 FOB, CIF 조건 따져가며 통관 및 관세를 적용해서 최적 조건을 따져 물건을 보내고 돈을 받았다. 첫 수출이어서 FOB와 CIF 용어 자체도 생소했지만 몸으로 부딪쳐 작은 양이라도 첫 수출을 해냈다는 기쁨이 생생하다.
게재일자 2011/7/29  (주) 농수산무역신문